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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자연과 함께하며 시골에서 생활하며 보고 느낀것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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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침묵의도시!!...SNS
작성자 차명숙 (ip:218.158.190.125)
  • 평점 0점  
  • 작성일 2011-11-30 01: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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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391

아람이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아람이와 함께 핸드폰을  개통했다.

너무도 편리한 세상이다.

손바닦에 들어 있는 조그만한 전화로 못하는 것이 없는 세상이다.

이렇게 일상속에서 익숙해져 있는 핸드폰이 없어진다면

우리의 삶이 어찌 변할까!!~~~

예전처럼 돌아갈까!!~~~....

 

그러고 지금까지 쓰고 있으니 아직 만 2년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역이 시골이다 보니 핸드폰 통화상태가 좋지 못하다.

남편은 새로 구입하지 말고 서비스를 받으라고 하는데

고치는 동안 농장으로 걸려오는 전화 때문에 여의치 못해

그냥 들고 다닌다.

 

통화중 저절로 끊어지고,말이 들렸다 안들렸다하고...

하루만에 방전 되기도 하고...

요즈음은 삼사일 가던 배터리가 거의 하루만에 소진된다.

특별히 많이 사용하는 것도 아닌데...배터리의 눈금이 아주 빨리 사라진다.

 

남편과 나는 요즈음 새로 나오는 최신형 핸드폰에 큰 호감은 없다.

다만  통화가 불편해서 교환을 해야겠다는 생각이지

최신형에 대한 욕심은 없다.

손바닦안에서 모든 세상이 펼쳐져 보이고 ...모든 궁금중을 해결하기도 하는 스마트폰...

그리고 대화도 한다.

말로 하는 대화가 아니라 문자로 하는 대화...............

너무나 일반화 되고 거리에서 종종 볼 수 있고, 차안이나 어디 걸터 않을 만한 곳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조그만한 핸드폰을 들여다 보고 터치를 한다.

 

.....................................................................................................................................

 

하루는 아람이가 친구들과 소설을 만들었다며 보여주었다.

침묵의 도시

글을 읽으면서 공감이 되었고...

년초에 보여주었던 글인데...요즈음 아이의 글이 현실처럼 되어가고 있는 듯해

조금 걱정되는 마음이 되었다.

 

아람이가 보여준 글을 옮기어 본다.

 

침묵의 도시   (김아람)

소셜 네트워크, 이것이 출현 할 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몰랐다.

아무도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우리가 이렇게 되리라고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증함에 따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이용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라면 완전한 소셜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가 머지않았다고……”

통학차를 타고 학교에 가던 길에 아침 뉴스에서 나온 말이다. 뉴스에서 이런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조금 의아했다. 내가 고등학생이라 하루의 절반 이상을 학교에서만 있어서 그런가? 아직까지는 우리 반 애들 중에 몇 명 정도만 스마트 폰을 들고 다니고, 그 애들 중에서도 귀찮다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하지 않는 아이들도 많다. 그리고 완전한 소셜 네트워크 사회? 그건 또 뭐래.

“무심해, 심해야. 너도 SNS해?”

“아니, 귀찮아서 안 해. 아직 스마트 폰도 없고. 근데 다른 애들은 많이 하는 것 같더라. SNS 하려고 부모님 졸라서 스마트 폰 사는 애들도 있고.”

“진짜? 나는 우리 반에는 그런 애들 별로 없길래 아까 뉴스에서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닌가 생각했는데, 아닌가보구나.”

우리들의 이런 대화가 답답했는지 같이 통학차를 타는 까칠이가 한 마디 거들었다.

“아우 기집애들! 너희들 말하는 거 듣고 있으면 할머니 두 분이 대화하는 것 같다. SNS는 내가 원하는 모든 사람과 대화하게 해주는 21세기의 필수품이지. 예를 들어, 내가 인생을 살면서 말 한 번 붙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우리 동방신기 오빠들이랑도 말하게 해준다고! 근데 그걸 뭐? 귀찮아서 안 해? 나중에는 너희 둘, 하기 싫어도 SNS를 하게 될 날이 올 거다.”

오늘은 까칠이가 웬일로 진지한 말을 하나 했더니,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에 대한 무한한 애정 확인으로 말을 마쳤다. 이런 까칠이를 보고 나와 심해는 ‘역시나’하는 생각에 아침부터 푸하하 웃어버리고 말았다. 까칠이의 말이 언젠가 사실이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한 채로…….

1년 후, 우리 학교에서 몇 명만을 빼놓고는 모두 스마트폰을 갖게 되었고, 그 아이들은 모두 SNS를 사용한다. 귀찮다고 몸서리치던 심해도 주위 사람들이 일상적인 대화부터 중요한 말까지 전부 SNS로 하니까 어쩔 수 없이 하게 되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뭔지도 잘 몰랐던 나도 어느새 스마트폰을 갖고 있었고, SNS도 하고 있었다.

“심해야, 까칠아! 너희들 요즘 왜 이렇게 통학차에서 말을 안 해?”

스마트폰을 열심히 두드리던 심해와 까칠이가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무슨 소리야? 말을 안 하다니. 이걸로 우리는 말하고 있거든? 너도 통학차에서 스마트폰 끄지 말고 켜놔. 우리 둘은 요새 SNS로 말해. 서로 공부하느라 피곤한데 말까지 하면 엄청난 에너지 소비 아니니?”

까칠이는 한껏 쏘아붙이더니 다시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쓰는 데에 몰두했다. 같은 반이 아니라 만날 시간이 별로 없어서 통학차만 타면 서로 말하기 바빴던 우리였는데 이렇게 변했다. 통학차에서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건 아주 힘든 일이 되었고, 대신 그 소리를 스마트폰 두드리는 소리가 채웠다. 고개를 돌면 서로가 보이는 자리에 있음에도 할 말이 있을 때에는 스마트폰을 켜 SNS로 말하기 바빴다. 난 아침에는 친구들이랑 직접 말을 하고 싶어서 주로 스마트폰을 잘 켜놓지 않는 편인데, 앞으로는 그러지도 못하겠다.

통학차뿐만이 아니었다. 학교에 가서도 심지어 짝꿍이랑 직접 말로 하지 않고 SNS로 이야기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아무도 왜 그렇게 됐는지 이유를 모른다. 그냥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SNS를 많이 쓰기 시작했고, 자신들은 그걸 따라서 하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고 말한다. SNS의 대표적인 회사들은 사용자가 늘어나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사람들이 좀 더 SNS로 대화하도록 유도했다. 예를 들면, 정한 사람에게만 게시한 내용이 보여 지게 하는 시크릿 트윗 기능, 아무리 긴 말이라도 할 수 있게 해주는 글자 수 제한 없는 무제한 트윗 기능 같은 것들 말이다. 이렇게 모든 사람에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필수품이 되자, 그 영향력이 커졌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학교에까지 미쳤다.

“여러분! 앞으로 우리 학교에서는 선생님과 학생들의 거리를 가깝게 하고, 창의적인 인재 양성과 곧 다가올 소셜 네트워크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새로운 수업 방식을 도입하려 합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매주 1시간 SNS가 무엇인지에 대한 교육을 받고, SNS로 수업을 받게 될 것입니다.”

늘 남들보다 앞서야 성공한다고 강조하시는 교장 선생님이 이번에는 세계 최초로 소셜 네트워크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소셜 네트워크 교육’은 주로 토론 수업인데, 선생님이 SNS에 오늘의 주제를 올리시면 학생들은 주제와 관련된 자신의 의견을 SNS에 올리면서 다른 친구들의 SNS 내용을 확인해 보고 서로 토론을 하는 식이다. 매주 1시간 있는 이 수업 때에는 원래 말이 없던 교실이 더 적막해진다.

시간이 흐를수록 SNS로 수업하는 시간은 점점 늘어났고, 이제는 모든 수업을 SNS로만 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서 학교라는 공간은 무의미해졌다. 우리는 선생님과 직접 말을 하지 않았다, 모든 걸 SNS로 하니까 말이다. 그래도 학교에 가서 친구들 얼굴을 보는 것만은 삭막한 내 삶 속 낙이었다. 어느 날 학교에 가려고 교복을 입고 준비하는데 갑자기 학교 SNS에 무엇인가가 올라왔다.

‘이제부터 학교에 직접 오지 않아도 됩니다. 모든 수업은 집에서 수업하게 됩니다. 아침9시가 되면 모두 http://twitter.com/#!/school/student/545784 에 접속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너무 당황해서 가장 친한 친구 까칠이에게 SNS로 말을 걸었다. 까칠이의 반응은 더욱 놀라웠다.

‘까칠아, 학교에서 이제 오지 말래. 너무 황당하지 않니?’

‘뭐가? 이제는 SNS가 있으니까 그런 거지. 서로 직접 만날 필요도 없고 더욱 편하지 않니? 너 수업 시간에 SNS의 장점에 대해 배웠잖아. 그 시간에 뭐했니?’

나는 너무 무서웠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 까지도 이런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니…….

이렇게 집에서 하는 자택수업은 너무나 어이없게 시작 되었다. 수업방식은 이러했다. 캠코더로 서로의 얼굴은 볼 수 있다. 하지만 말은 컴퓨터 자판을 이용해서 한다. 수업내용은 선생님 SNS에 올라온다. 그것을 통해 선생님의 수업을 대신하고 질문이 있는 사람은 개인적으로 선생님 SNS에 질문을 올린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날이 오면 아침에 학교 SNS에 시험지가 올라온다. 우리는 그것을 개인적으로 다운 받아 제한 시간까지 풀고 답을 학교 SNS에 올린다. 학교 SNS에는 시험관리 채점 시스템이 따로 깔려 있다. 또한 시험 날에는 친구들과의 연결이 끊어진다. 절대로 얘기조차 할 수 없다. 시험이 끝나면 바로 그날 부모님의 SNS에 성적표가 발송된다. 이런 학교생활이 반복되자 내 친구들을 포함한 모든 학생들에게 이 방식이 당연 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나의 어린 시절 동영상을 보았다. 내가 옹알이를 하는 모습이었다. 옛날에는 이렇게 하나하나 말하며 말을 배웠는데……. 그 순간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러다가 영영 말하는 법을 까먹을 것 같았다. 빨리 누구와 대화하고 싶어 입이 간질간질 했다. 그래서 친구들을 직접 만나기로 했다. 연락은 SNS에 올렸다.

‘얘들아 우리 내일 3시에 학교 앞 떡볶이집에서 오랜만에 좀 만나자. 못 본지가 오래됐다.’

아이들은 쉽게 승낙했다. 다음날 아침부터 나는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너무 기대가 되어 평소에 잘 안 입던 치마도 입고 예쁘게 꾸며서 나갔다. 분식집에는 이미 친구들이 와 있었다.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모습이 아니었다. 서로 바라보고 얘기 하는 대신 각자 스마트 폰만 보고 있었다.

“얘들아, 안녕?”

내가 말했다. 그랬더니 내 친구들, 떡볶이집 아저씨 그리고 다른 손님들 모두다 깜짝 놀라는 표정으로 날 봤다. 바로 내 SNS에 친구들의 말이 올라 왔다.

‘야, 말해조. 너 시끄럽게 뭐하는 거야?’

‘그냥 SNS에 올리든가 문자를 보내’

나는 한마디도 더 할 수 없었다. 그랬다. 친구들 또한 내가 생각했던 모습이 아니었고 분식집 또한 내가 예전에 알던 모습이 아니었다. 방과 후에 친구들과 서로 얘기하고 나눠 먹느라 화기애애하고 왁자지껄 하던 분식집이 아니라 먹는 소리만 들릴 정도로 매우 조용했다. 주문도 떡볶이집 SNS에 올리는 것이었다. 내 친구들은 당연 하다는 듯이 스마트폰으로 주문하고 서로 SNS로 대화를 나누면서 떡볶이를 먹었다. 사람들의 표정도 삭막했다. 항상 덤으로 떡볶이를 주시며 푸근하시던 아저씨의 모습이 사라지고 아저씨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떡볶이를 만들고 계셨고 친구들의 표정도 또한 무표정이었다. 그들의 감정표현은 이모티콘 (^^, !!!, --;;) 이런 것들이 전부였다. 나는 이런 생각도 못한 분위기에서 애꿎은 떡볶이만 씹어 먹었다. 떡볶이를 다 먹고 나자 아이들은 서로 손 흔드는 행동조차 없이 각자 집에 가고 있었다. 그 대신 친구들 SNS에 ‘잘 가’ 라는 말만 올라 왔다. 집에 가는 길에 사람들을 보니 세상은 너무 조용했다. 식당에서도 아무도 말하지 않았고 길거리에 가는 사람들 한명도 이야기 하는 사람이 없었다. 세상이 이렇게 변했다. 나는 너무 두려웠다. 언제부터 이랬던 것일까? 나는 왜 지금까지 이랬던 걸 몰랐을까? 하며 내가 한심해 보이기까지 했다. 집에 도착해서 TV를 켰다. 놀랍게도 TV프로그램도 다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한 프로그램이었다. 내가 자주 보던 ‘100분 토론’ 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SNS를 이용해서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고 그것에 반박하고 정말 말소리 하나 내지 않았다. TV의 음량조절 기능이 필요가 없었다.

나는 대화 할 수 없는 답답함과 두려움에 생각이 잠겼다. 사람들이 말하는 법을 까먹은 게 아닐까? 세상이 이렇게 되면 얼마나 더 삭막해 질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이러다가 나도 말 하는 법을 까먹으면 어떻게 될까?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 머리가 빙빙 돌았다.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침대에 아무 생각 없이 누워 있었다.

나도 모르게 깜박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깨어 보니 문 밖에서 두런두런 소리가 나는 것이 아빠가 퇴근하여 엄마와 거실에서 대화중이신가보다. 난 나도 모르게 문 밖의 대화내용에 귀를 기울였다.

“이번에 우리 회사가 시스템을 개편해서, 월요일부턴 나 회사로 출근 안 해도 돼. 뭐 우리 회사를 네트워크화 모범기업으로 만들겠다나 뭐라나…….”

아빠의 목소리다. 이게 얼마 만에 듣는 사람 목소리인지. 역시 집이 최고다.

“아휴, 안 그래도 하루 종일 회사에서 힘들었을 텐데 왜 또 힘들게 말을 해요.”

아쉽게도 더 이상의 말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엄마와 아빠의 대화가 끊겼다. 아니, 아마 두 분의 대화는 스마트폰으로 계속되고 있겠지. 단지 대화에 있어서 ‘제 삼자’인 내가 배제된 것뿐이다. 참, 엄마, 아빠께 인사를 드려야하는데. 스마트폰을 들었다. 그리고 두 분께 SNS로 문자를 올렸다. ‘안녕히 다녀오셨어요.’ 곧 답장이 왔다. 내용은 뻔하기에 굳이 확인하지 않았다.

학교 과제를 할 겸 컴퓨터를 틀었다. 시작프로그램으로 설정된 메신저가 창에 뜨자 버릇대로 로그인을 했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로그 온 상태다. 그래서 반가우냐 하면 이젠 전혀 그렇지 않다. 그냥 무덤덤할 뿐이다. 우리들에겐 이제 공감대라는 것이 없다. 학교에서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얘기하고 지냈을 때는 일상의 어느 것이든 화제 거리로 만들 수 있었는데 지금은……. 까칠이에게 메신저로 대화를 걸었다.

‘까칠아, 진짜 오랜만이다. 우리 매일 같이 다녔는데. 요즘 뭐하고 지내?’

들뜬 마음으로 답장을 기다렸다.

‘그러네, 오랜만이야. 나야 뭐, 항상 똑같지.’

들뜬 마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항상 그랬듯 과제를 하고, 학교 SNS에 올리고, 메신저를 그대로 켜 놓은 채로, 스마트폰을 옆에 두고 그리 깊지 않은 잠에 들었다. 어제 무심결에 들었던 대로 아빠는 오늘부터 자택근무를 하시는 모양이다.

‘타타닥 타타닥’

공허하다. 집에는 아빠가 타자치는 소리뿐이다. 갑자기 사람의 말이 없는 이 공간 속에서 나는 말을 잃게 될까 두려웠다.

“아…….”

입을 벌려 소리를 내 보았다. 다행이다. 소리는 난다. 쇳소리에 단내가 폴폴 풍기는 소리 일지라도. 그런데 막상 입을 열었는데 할 말이 없었다.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 될지 몰랐다. 아빠. 아빠. 아빠와 대화를 해야겠다.

“아빠!”

대답이 없다.

“아빠, 바빠?”

또 대답이 없다. 이상하다. 다가가서 아빠 어깨를 툭 쳤다. 서... 설마.

‘아빠 바쁜데 왜 쳐.’

핸드폰 화면에 내용이 떴다.

“아빠!!!!!!!!!!!”

아빠를 마구 때렸다. 그러면 아파서라도 말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게 돌아온 건 아빠의 음성이 아니라 메신저 수신음 뿐……. 아빠는 메신저로 아파했다. 갑자기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이 사실을 엄마에게 알려야 한다.

“엄마!!!!!”

‘글이 올라왔습니다.’

“엄마 대답 좀 해!!!!!!!!”

‘글이 올라왔습니다.’

“…….”

엄마도 말을 잃었다. 내가 하도 난리를 쳐서 집안엔 온통 수신음 소리뿐이다. 더 이상 아빠의 낮고 굵직한 남성미 철철 넘치는 목소리와 엄마의 꾀꼬리 같은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현실이 내 가슴을 찢어놓았다. TV를 틀었다. 까칠이가 좋아하는 동방신기 목소리라도 들어야……. 동방신기도 목소리를 잃었다. 더 이상 아름다운 노래는 없다.

가슴이 답답해서 집을 나와 걷고, 걷고, 또 걸었다. 집을 나와도 바깥은 온통 수신음만 들릴 뿐 사람의 말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항상 반갑게 인사를 하시는 경비 아저씨의 목소리, 재치 있는 말로 사람들을 모아 물건을 팔던 행상인의 목소리, 친구들과 장난치며 깔깔대던 어린아이의 목소리……. 이제는 들을 수 없다.

저 멀리서 내 단짝 친구 까칠이가 보인다. 반가워서 인사를 하려 했다.

“…….”

이럴 수가……. 말이 나오지 않는다. 나는 절망감에 휩싸여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나만은 끝까지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 끝까지 말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었지만 괜찮냐고 물어보는 말 한마디 없다. 단지 내게 오는, 무미건조한 수신음만이 들려올 뿐이다. 이제는 나도 저들과 같은 사람이 되었다. 말 못하지만 자신이 말을 못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불쌍한 벙어리들…….

세상은 적막하고 고요하기만 했다. 눈을 들어 보니 창문에 부착된 뉴스SNS에 문구가 떠올랐다.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장애인으로 규정하자는 장애인법에 대한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면서 국회는 이번 정식국회를 통해 개정안이 통과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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