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상품목록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현재 위치
  1. 게시판
  2. 시골살이

시골살이

자연과 함께하며 시골에서 생활하며 보고 느낀것을 담았습니다.

게시판 상세
제목 내 모습은 어찌변할까!!
작성자 차명숙 (ip:218.158.190.125)
  • 평점 0점  
  • 작성일 2009-10-18 23:20:24
  • 추천 추천하기
  • 조회수 419

 가공실에서 건조기 세척을 하고 있는데 아람이가 들어왔다.

동그란 얼굴에 씨익 웃으면 누구도 거절할 수 없는 매력이 있는 아이라

문을 열면서

"엄마!!......."

하고는 씨익 웃었다.

 

"차 태워달라고!~~~"

" 응!! ^^"

 

오늘 친구 생일 파티에 초대 받았는데 큰길까지 걸어나가기 싫어서

엄마에게 애교를 부렸다.

 

아람이와 차를 타고 나가는데 엉거주춤 태영이 할머니가 서서 차를 피하는 것이었다.

바쁘기도 해서 그냥 지나치고, 돌아오는길에 아직도 태영이 할머니는

지나가면서 스쳤던 그자리에서 크게 이동해 있지 않았다.

 

그런데 손에 지팡이가 쥐어져 있었다.

그리고는 아주 천천이 땅과 붙어 같이 움직이듯 조금씩 이동을 하였다.

 

순간 눈물이 핑돌았다.

처음 시골에 이사와 어찌나 건강하시던지 사과상자며 사다리를 누구보다 잘 타고

손은 어찌나 빠른지...옆에서 같이 일 하는 사람 기가 죽을 정도였다.

 

그런 태영이 할머니가...

지팡이를 집고 다니는 신세가 된 것이었다.

안스러웠고...얼마나 많은 일을 하시며...남의집 일을 하셨는지 알기에

기가 막히고 화가 나기까지 했다.

 

시골에서 농사짓고 열심히 산 노후가...이래야 하는 걸까!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정말 일만 하고 살았는데...

건강한 노후가 보장되어야 마땅한데...몸을 혼자 가누기가 어려운 처지라니...

 

처음에는 이런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다.

매일 매일 해야 할일이 많아 일만 쫒아 다니며 하루 하루를 살았으니까

그러다 주위 사람들과 친해지고 가까워 지면서

다른 모습이 들어왔다.

 

도시에서 보았던 곱고 우아해 보이는 할머니의 모습이 아니라

허리가 굽은 할머니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비오는 날이나 장날에는 어김없이 읍내의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를 순례코스처럼 하는 것이

눈에 들어오면서 한동안 많이 우울했었다.

 

저 모습이 농촌에서의 내 노후 모습이란 말인가!

고상하게 나이 들겠다던 젊은날의 기대는 물거품처럼 느껴졌다.

계속 주위의 노인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노인들이 더 많은 농촌이니...

 

그러다 망각의 동물처럼 일에 치어 일생각만 하고 지내다... 불쑥 태영이 할머니를 보면서

시골에 들어와 슬픈 마음을 갖게 했던 일이 생각났다.

지은엄마또한  일만했다.

어찌 일만 할 수 있냐고 하겠지만 과수원농사도 하고 논농사,밭농사,소까지 키우는 농가이다.

정말 하루가 눈코뜰사이 없이 짧게 지나가는 집인데...

배봉지 싸주는 시기에 몹시 속이 불편하고 소화불량을 느껴 병원을 찾았는데...

간암이란다!

이게 무슨소리인가 되집어 물어보니 도시 큰병원을 가보란다.

하도 어이없어 말 같지도 않지만 안들었으면 몰라도 기분이 좋지 않으니 큰병원에 가서 검사를 다시했다.

답은 같았다.

 

손도 쓸 수 없는 상태....

항암치료해도 일프로 하지 않아도 일프로라는 의사의 말에 아연질색하며

지프라기라도  매달리는 심정으로  항암치료에 들어갔지만....

점점 번져가고 있단다.

환자는 갈수록 고통을 느끼고...

 

어떤 질병이 있어서도 아니고...농사로 인해 쌓인 피로를 풀지 못해 과로가 원인인듯 하단다.

이럴 수 가 있을까!

농사만 지었는데...열심히 농사만 지었는데....

 

건강하고 체격이 젊은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탄력있는 몸을 자랑하던 소영이 할머니 엮시

새색시 걸을음 하고 다니신다.

밭에서 너무 쪼그리고 일해서인지 류마치스로 걷기조차 어려워 큰 체격이 부끄러울 정도로

아장 아장 걸으신다.

 

시골살이 좋다.

풀냄새도 좋고 흙냄새도 좋다.

사과나무에 열린 사과도 무척 예쁘고 사랑스럽다.

 

추운 겨울날 단지위에 소복히 눈이 쌓인 모습도 좋다.

봄이면 파릇 파릇 올라오는 새싹도 좋다.

 

그런데....

이런 자연을 누리고 살기에 많은 댓가를 치뤄야 한다.

그 댓가가 너무 가혹해 억울하다.

 

할머니들 모두 허리 쭈욱 펴고...도시의 어르신들 처럼 노인정에도 가고 놀면서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는데

젊은이가 없는 시골이니...칠십노인은 노인도 아니다 청년이지...

모두 열심히 일하고 농사를 천직으로 산다.

 

그러다 배신을 당하면서 말이다.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맞이하게 해야 하는데...어찌해야 할까.

나조차도 앞이 보이지 미래가 걱정이 된다.

 

어느날 시골짱님에게 나도 나중에 시골 할머니들 처럼 허리가 굽고

고단한 삭신을 물리치로에 의지하게 되면 어쩌지!...했더니 걱정도 하지 않는다.

누가 그렇게 살라고 했나!...그렇게 되지않게 젊어서부터 노력해야지!

아주 쉽게 이야기 한다.

 

 

 

 

첨부파일
비밀번호 수정 및 삭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댓글 수정

비밀번호 :

/ byte

비밀번호 : 확인 취소

댓글 입력
댓글달기 이름 : 비밀번호 : 관리자답변보기

영문 대소문자/숫자/특수문자 중 2가지 이상 조합, 10자~16자

/ byte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

회원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


최근 본 상품

이전 제품  다음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