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렸다.
어제 오후부터 내린 눈이 오늘 아침 일어나 보니 밖이 온통 하얗다
나뭇가지들이 수북한 눈으로 축 쳐져있고
아직 매달려 있는 사과며 감들이 솜뭉치를 머리에 이고 있다.
첫눈치고는 이건 해비급이다.
오늘 아침 등굣길에 꼬마가 늦장을 부렸다.
여느때 같으면 와 눈이다 하며 붕 붕 뜰텐데 오늘은 영 아니다.
왜그러냐 그랬더니 꼬마가 훽 내벹는다.
"첫눈이 오면 남친이랑 걷고 싶었단말야!!"
응!!...
어이구, 이제 겨우 중2녀석이..
그제 학교 파하고 돌아오는 길에 녀석이 입이 튀어나와서는 그랬었다.
"아빠!, 내일 눈온다는데 어떻해,
"어떻하다니, 눈오는게 좋지 않니? "
"남친도 없고 이게뭐야 아이 짜증나!"
첫눈,
그래, 가슴설레게하는 상큼한 단어아닌가..
아빠도 그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