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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스

자연과 함께하는 생활이야기를 서로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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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떤말을 해도...
작성자 차명숙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10-01-06 22: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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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770

앞만보고 달리면 누가 상준다고 했다면 받을 수 있었을까!.............

 

앞만보고 달려온 지난해 였는데

너무 씩씩해서 탈 이었는데...

드디어 체험관광연구회 현장학습을 다녀오고 감기를 선물받았다.

독백처럼 남편의 글을 보고 답글을 이제서야 달면서...

마음이 왜 이리도 편하지 않고 답답한지...

 

성탄선물처럼 성탄절 미사를 다녀오고는 며칠을 누워서 지냈다.

한번도 이렇게 오래 누워있지 못했는데

거짓말 처럼 밥먹고...자고, 밥먹고 자고 했다.

사실 밥도 먹고 싶지 않았는데

아프다고 밥 해주는 사람 없으니......

 

눈이 뜨이면 나와서 식구들 밥을 차렸다.

그리고는 방에 들어와 잠을 잤다.

 

무슨 잠에 걸신 들린 사람처럼 잠을 잤다.

낮에 잠을 자고도 밤에 잘도 잤다.

기침 때문에 잠을 설치면서도 기침이 멎으면 또 잠을 잤다.

 

기침도 잦아들고 낮에 두통이 사라지면서 눕는일이 줄어들었다.

두통과 몸살...기침...

한동안 홍역을 앓고 일어났더니... 새로운 해가 밝았다.

 

새로운 해에 남편의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답답해 마음을 풀어놓는다.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마음이면 말을 하면 안됬을까!

난 너무나 힘이들고 어려웠는데...

같이 열심히 일하면서...좀더 여유있게 살자던 사람이...

자기일에 열중하고...나머지는 스스로 알아서  잘 하길 바라는데 난 그러질 못했다.

 

늘 불만스런 얼굴로 채근하면서...도와 주기 보다는 나의 부족함을 탓만하더니...

평소에 이렇게 말을 하고 속을 들어내 보이면 얼마나 좋았을까!

 

말이 없는 사람이니...이런 말을 나에게 하기까지 얼마나 많이 생각했을까 하지만

그때!.....

난 너무 지쳐있었다.

그냥 나혼자 시골에 버려진 사람처럼 즐거움도 몰랐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즐거워 하며 일하는 사람....

무슨 숙제 하듯 자신의 분야일만 하면 나머지는 몰라라 했다.

그냥 내가 다 하려니 했다.

 

아이와 시어머니, 농사일, 가공일, 체험일...그리고 교육농장등...

하루도 밥먹을때 외에는 낮에 편하게 앉아 본적이 없었다.

일찍 잠에 들은 적도 없었다.

 

하루를 24시간이 아니라 25시간으로 살았다.

낮에 일하고 밤에는 집안일과 컴퓨터일...

거의 새벽 1시이후에 잠을 청했다.

그래도 신기하게 아프지 않았다.

팔과 다리, 허리등 많이 쓰는 부위의 근육통때문에 고생 한것 외에는 잘도 견뎠다.

 

아마 이것도 남편의 영향이 컷다.

남편은 날 위로하고 힘을주기 보다는...채근 하는 방법으로 대했다.

착한 아내는 아니지만...말을 잘듣는 나 였던지라

남편이 원하는 데로 노력했다.

낮에는 더 열심히 일을 하고... 밤에 글을쓰고...

 

때로는 외로웠다.

너무 외로워 슬퍼 혼자 울기도 했다.

남편을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는데...하루종일 내가 뭔가 할때가 많았다.

가족을 위해서 하는일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하는일...

그럼 나 자신을 위해서 무슨 일을 하는 것 일까!

 

그러면서 정체성을 찾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누구를 위해서라기 보다 이 모든 것이 다 나 자신을 위하는 일 이라고....

 

시간이 지나면서 나보다 남편도 외롭겠지 했다.

나도 표현을 잘 하지 못하지만...진정 남편이 무엇을 원하는지...무엇을 좋아하는지는 알 수 있다.

그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나 보다도, 아이들 보다도, 시골에 온 이유 보다도....샘이 날 정도로 좋아하는 듯 한데

그일을 그렇게 쉽게 그만 둘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불편했던 마음을 정리하고....

돌아 보았을때 남편은 그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아무 변동도 없이.....

 

그이는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까!

내 마음을 얼마나 알까!

 

어떤말을 해도...상황을 되돌릴 수 없듯이

당시 서운했던 남편의 마음보다 내 마음이 더 아프다.

자신이 그토록 좋아하는 일을 나 때문에 접겠다고 말했을때...나의 담담한 표정에 얼마나 실망했을지...

부족하게도 나도 남편처럼 마음을 빨리 전달하지 못한다.

여자의 탈을 쓰고 있기는 해도...마음에 드는 말을 하는 재주가 잼병이다.

여우짓도 하고, 아양도 떨고 하면서 콧소리했으면 마음이 위안이 되었을까!!

 

사람을 사랑하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사랑하면서 왜 그렇게 재는 것일까!

그냥 편하게 말하고... 나 아프다고 하면 될 것을...

그러면 호!!~~~ 해주고 치료 해 줄 것을...

 

올 한해는 말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아프다고...좋다고...예쁘다고...슬프다고...힘들다고...같이 하자고....

난 마주보는 사람이 아니라...

같은 곳을 보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당신과 내가 같은 생각을 하고...어려움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 Original Message ----------

 군 담당직원에게 전화하여 말했다. 문화관광해설사일을 그만 두어야할것 같다고..

아쉽지만 농사를 지면서 시간을 내서 하는 것이 더 이상 어렵다고..

직원이 그런다. 지금 그만 두면 아깝지 않냐. 그동안 노력한게 있는데..

생각을 좀더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그래, 아쉬운 일이다.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이었는데...

그렇지만..

더 이상 밀고 가는 것은 가족에게도 좋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도 아니고 한달에 십여일이나 시간을 낸다는 것은 여간 힘든게 아니다.

돌이켜 보면 잘도 버텨왔다 싶다.

그동안 시간을 쪼개 쓰느라 얼마나 허둥대며 바빴는가.

나가기전 아침일찍 밭일을 하고 또 돌아와서는 앞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밭에서 보내고..

 

그래도 즐거웠다. 나가서 우리 문화유적을 안내하는 일이..

안내를 받은 사람들로부터 '고맙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됐다'는 말을 들을 때면

얼마나 힘이 나고 좋았는가.

밀려오는 밭일로 집사람과 다툴때마다  당장 그만두어야지 싶다가도

너무 좋아서, 다음날이 되면 또 언제 그랬냐 싶게 가방을 들고 나섰다.

그러기를 벌써 3년하고도 3개월..

 

근데 얼마전 문득 시간에 쫒기어 허둥대는 내모습이,

느긋한 성격의 집사람에게 짜증을 내는 내가 미웠다.

시골에 오면서 좀더 여유있는, 시간에 휘둘리지 않는 생활을 원하지 않았던가.  

 

직원에게 말하기전, 며칠전에 집사람에게 그간 생각해온 내 의중을 말했다.

그랬더니 뜻밖이라는 듯 "좋아하는 일이잖아! 군청에다 말했어?" 그런다.

그 말이 끝이었다. 더 이상 가타부타 말이 없다. 이제까지..

집사람에게는 그 말이 듣고 싶었던 것일까...

 

그래, 당신이 원하던 일이라면 잘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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