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졸업하고 4개월째 간호사로 근무중이고 내일은 이브닝 출근이다. 지금은 예산이고 대전에 가는 버스를 타기까지는 2시간남짓 남았다.

내일은 신규간호사 시험도 있는 날이다.

  생각이 많은 요즘이다.

  간호사가 되면 고등학교때부터 꿈꿔왔던 내 이상을 펼칠 수 있을 줄 알았다.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삶이 내 꿈이었고 그 일을 하면 행복했다. 내가 가진것을 나누고 내가 가진 지식을 나누며 그 후에 얻는 보람과 뿌듯함은 "고마워요" 혹은 "감사해요" 아니면 오가는 작은 미소에서 왔다.

  그렇게 해서 간호사가 된 지금은 내가 학생때 가졌던 꿈이 너무 컸나, 하는 생각을 들게한다.

 "신규간호사라서 모르는게 당연해", "조금만 더 견디면 적응이 될꺼야." "실수할수도 있지" 라는 말은 이제

더이상 위로가 되지 않는다. 늘 긍정적으로 살아왔고 자존감 높다는 소리 들으며 누구보다 당당하게 살아왔는데

병원에 가면 늘 작아지는 내자신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조금만 더 견뎌보자! 하고 마음속에서 작은 목소리가 외쳐지면 바로 환자가 나와서 소리친다.

"왜 퇴원 안시켜주냐고!!!!!!!!!!!!!"

"언제까지 기다리라고? 당신 이름뭐야?"

"아프다고 몇번을 말해"

"약 언제줘?"

"지금 시간이 몇신데....."

  마치 간호사는 환자들의 감정쓰레기통같다. 이 실상을 알았으면 내가 간호사를 하고 싶었을까?

나는 진심으로 환자를 간호하고 싶고, 봉사하고 싶다.

가끔은 내가 환자를 간호하러 간호사가 된건지, 환자한테 욕이나 들으려 간호사가 된건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는데, 왜 늘 죄송하다고 하는쪽은 간호사인지 모르겠다.

간호사의 인권을 위해 일하고싶다.

간호사가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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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내가 똑똑해져야 하는데

아직 덜 똑똑해서 힘이든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런가보다

아직 덜똑똑한 신규간호사라서 그런가보다.

에휴

그래서 인생인가보다

인생은 이런것!

방금도 병원에서 내 실수에 관해서 전화가 왔다.

착잡하다.

왜 더 꼼꼼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굉장히 자괴감이 들고 우울하다.

병원은 늘 나를 슬프게한다.

병원은 늘 신규간호사를 슬프게한다.

조금 더 똑똑해져서 간호사가 존중받는 세상에서 살고싶다.

자꾸만 작아져서 나중에는 이상한나라의 앨리스마냥 작은 구멍에도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잘하고싶다!

일도 잘하고싶고 적응도 잘하고 싶고 돈도 많이 벌어서 행복하게 살고싶다

죄송합니다로봇은 그만 죄송하고싶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견뎌야겠지?

나는 꿈이 있으니까

돈을 빨리 많이 벌어서 꿈을 실현하러 떠날것이다. 가능한 빨리.

지금 우리 부서 동기가 6명이 있는데 한명은 힘들다며 도망쳤다. 에휴

남은 5명은 똘똘 뭉쳐서 힘들어도 같이 견디고 늘 응원하면서 같이 잘 견뎌나갔으면 좋겠다. 힘냈으면 좋겠다.

그냥 모든 신규간호사들이 힘냈으면 좋겠다.

진짜 잘하고 있으니까 다들 힘냈으면 좋겠다..

내가제일못해...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눈물나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