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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함께하는 생활이야기를 서로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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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름뿐인 풍년
작성자 김종하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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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3-12-19 1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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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493

이제 가을걷이도 막바지에 와 있습니다.

어느새 황금들판은 사라지고 ‘하얀볏단’이 빈자리에 수를 놓듯 누워 있고,

여기저기서 깻대, 콩대를 태우는 연기가 피어오르네요.

타닥타닥.. 깻대 타는 소리 정겹고, 연기는 그리 맵지도 않습니다.

 

농장은 지금 한창 사과수확에 하루해가 짧습니다.

집사람이 그러더군요 “이게 얼마만이야! 이렇게 빨간 사과가 이쁘게 달린 모습이.”

그렇습니다. 몇 년 만에 제대로 수확을 하니 그럴 밖에요.

그동안 연이은 태풍과 병해로 떨어지고 찢겼으니, 온전한 모습을 오랜만에 본 것이지요.

 

올해는 말 그대로 풍년입니다. 사과도 그렇고, 벼도 그렇고, 마늘, 고추, 고구마..

모든 작물이 별 피해 없이 풍작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며가며 만나는 얼굴들이 그리 밝지가 않습니다.

가격이 예년만 못하니 풍년이 그리 반가울리 없는 거지요.

 

언제부턴가 농촌은, 풍년이 마음을 넉넉하게 해주는 ‘풍년’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재해로 어디 한군데 절단 나야 나머지 농민들이 그나마 제값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것은 잘 아시는 것처럼 수요에 대한 공급이 적정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입니다.

현재의 농촌은 농산물의 공급과잉에 멍들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도 여전히 정부는 규모화를 외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FTA다, TPP다 하며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데 주저하지 않으며,

무슨 무슨 그룹 - 농업대국들이 자기농산물을 팔기위해 주도하는 모임 - 에 끼지 못하면

이내 죽을 것처럼 ‘안달’하는 모습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국가도 개인과 마찬가지입니다. 쉼 없이 달리다 보면 자기 속도를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됩니다.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가 되는 거지요.

간간히 옆도 보고 뒤도 보면서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가도 생각하면서 가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서로 정을 나누는 넉넉한 농촌, 열심히 땀을 흘리면

그 댓가가 돌아오는 농촌, 우리의 먹거리를 지켜주는 농촌, 우리가 바라는 모습일겁니다.

 

윗글은 지난 2013년 11월 6일 지역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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