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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함께하는 생활이야기를 서로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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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을단상(斷想)
작성자 김종하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13-12-19 12: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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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418

가을이 깊어 갑니다. 어느새 들은 황금빛으로 출렁이고 사과밭의 사과는 발갛게 물들어 있습니다.

먹지 않아도 배부른 풍요로운 모습이지요.

 

일 년 중 가장 ‘예산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때가 이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도 잠깐이지요. 콤바인이 논에 들어간다 싶으면

금 새 황금벌판은 언제 그랬냐싶게 사라지고 맙니다. 참 아쉽게도 말이지요.

 

예전에 도시에서 살 때였습니다. 주말이면 아이들 데리고 가까운 곳으로 나가 바람 쏘이고 돌아오곤 했는데,

자주 들른 곳이 집근처 바다로 해서 경주 부근 이였습니다.

바닷길을 따라 올라가다 경주 쪽으로 빠지기도 하고, 경주로 올라가서 동해로 빠져 내려오기도 했는데요.

경주에서 동해 쪽으로 가다보면 왼쪽에 감은사지가 있지요.

절집은 온데간데없고 덩그러니 두 탑만 있는데,

어느 가을날 그 두 탑 너머로 펼쳐진 황금들녘을 보고 뿅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농장은 요즘 마음을 추스르고 사과 도장지 빼는 작업을 합니다.

사과가 햇볕을 잘 받도록 미리 필요 없는 가지를 제거하는 것인데, 사과농사의 마무리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어서 배 수확을 해야 하지요. 바야흐로 수확의 계절이 왔습니다.

 

올 해는 날씨도 도와줘서 잘 마무리하면 몇 년 만에 제대로 수확을 하게 될 것 같은데,

아직은 안심하기에 이른 것 같습니다. 태풍이 연이어 발생해서 현재 북상하고 있다고 하니 걱정이 아닐 수 없네요.

 별 피해 없이 조용히 물러가면 좋겠습니다. 작년과 재작년에 병해와 연이은 태풍으로 큰 피해를 본 터라,

태풍소식은 ‘농심’을 애타게 합니다.

 

농사를 짓는다는 것, ‘자연’ 속에서 ‘자연’의 일원이 되어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도시에서 맛 볼 수 없는 즐거움도 주지만 때로는 큰 고통을 감내해야하는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자연재해를 겪을 때마다 인간이 너무도 미약한 존재임을 느끼게 되는데,

그저 하찮게만 보이는 개미, 벌, 새들의 ‘집짓기’와 인간의 그것이 크게 다른 것이 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화창한 가을날입니다.

‘내일’은 또 ‘내일’이니 오늘, ‘지금’에 집중하면서 좋은 시간 만드시길 바랍니다.

 

윗글은 지난 2013년 10월3일 지역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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