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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따라 물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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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조의 흔적을 찾아서(1) - 아! 백두산..
작성자 김종하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09-07-16 20: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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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755

 

낯선곳으로의 여행은 힘들기도 하지만 즐거운 일이다.

하물며 물설고 낯 설은 이국,

그것도 우리의 옛 조상들의 흔적을 찾아 나선 발길이라면 말해 무엇하랴..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출국수속을 하고

장춘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행기에 오르자마자 내린듯한 기분이 되어 입국수속을 마치니 오후 3시 반,

현지 가이드와 인사를 나누고 서둘러 버스에 올랐다.

오늘 일정은 내일 백두산 산행을 위해 근처 송가하로 이동하여 여장을 푼단다.

연변의 교포3세라며 자신을 소개한 가이드 김국철은

나이 서른의 앳띤 얼굴에 입심 좋은 밝은 청년이었다.

앞으로의 일정이 자못 기대가 되었다.

 

그런데 5박6일의 일정동안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이

대략 44시간이 된다는 말에 말문이 막혔다.

그렇다면 버스를 매일 7, 8시간씩 이나 탄다는 말인데.. 

아주 쬐끔 탄다고 하면 서너 시간이요,

조금 탄다 그러면 대여섯 시간이니 앞으로 그리 알아 들으란다.

에구,, 여행객의 야코를 죽이는구나.. 그래, 까지껏 타보자.

그 옛날 우리 선조들은 두 발로 달리고, 말 등에 올라 내달렸던 그 벌판이 아니든가.. 

 

6시간을 달려 밤 아홉시를 넘겨서야 목적지인 송가하에 도착하여

늦은 저녁을 하고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송가하로 가는 길 차창 밖의 풍경은 그렇게 낯설지가 않았다.

넓은 들과 야트막한 구릉에 펼쳐진 밭들은 이제 막 올라오는 옥수수 싹으로 덮혀 있고 여기저기 물을 댄 논에 엎드려  손모를 심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이앙기가 대신하기 전의 우리 들녘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나마 이국에 왔음을 느끼게 하는 것은 군데군데 무리지어 있는

황톳빛 기와를 얹은 집들의 모습이었다.

근데 그 집들의 모양이 한결같다. 크기가 조금씩 다를 뿐,

일탈이나 돌출은 큰 죄악이라도 되듯... 


 

6월1일 둘째날


오늘 일정은 꼭 보고 싶었던 백두산, 그 산에 오르는 일이다.

아침 8시에 숙소를 나와 산 밑의 매표소에 도착한 일행은 산행 셔틀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꼬불꼬불한 산길을 돌고 돌더니 산 중턱에 내려 놓는다.

지대가 높고 추운 날씨 때문일까,

나무들은 보이지 않고 해묵은 마른 풀잎들이 바람에 출렁이고

군데군데 푸룻푸릇 싹이 올라오고 있었다.

 

비탈의 응달진 곳은 아직도 하얀 잔설이 뭉개구름 피듯 펼쳐져 있었다.

버스에서 내린 일행은 영도 안팍의 기온이라는 말에 옷깃을 여미고

정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하나하나 올라갔다.

그렇게 오르고 싶고 보고 싶었던 그 산은 쉬 내주지 않으려는 듯

뼛속까지 파고드는 세찬 바람은 일행의 발걸음을 무디게 했다.

 

몸을 가누려고 잠시서서 머리를 드니.. 아~ 저것이 백두산 봉우리인가...

구름사이로 살짝 드러낸 정상이 신비로운 모습으로 다가선다.

1000개가 넘는 계단을 무념무상 수도하듯 올라 정상에 도착하니

갑자기 하얀 세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아~ 이곳이 천지인가! 

머릿속에 그리던 에머랄드빛 넘실대는 물결은 보이지 않고..

눈 덮인 하얀 평원이 불쑥불쑥 솟은 연봉들 사이로 장엄하게 펼쳐져 있었다.

앞서 도착한 일행들은 야호~를 외치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추위 때문인가, 환희의 복받쳐옴인가 코끝이 찡해온다.

 

 

추위에 얼어붙은 손으로 마스크를 만지고 기념촬영을 하고...

우리민족과 희로애락을 같이하며 반만년을 지켜온 그대여, 앞으로 영원하라!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옮기며..

이토록 돌고 돌아서 올라야 하는 서글픈 현실이 주는 아쉬움에

내려오는 발길이 무거웠다.

하산한 일행은 점심을 먹고 통화를 거쳐 밤 11시가 넘어서야

집안에 도착, 여장을 풀었다.


6월2일 셋째날


집안은 고구려의 두 번째 도읍지로

장수왕이 평양으로 천도하기까지 수도였던 국내성이 있는 곳이다.

8시에 숙소를 나온 일행은 먼저 환도산성으로 향했다.

환도산성은 비상시에 사용된 방어성이란다.

평상시에는 평지성인 국내성에서,

전시 등의 위급시에는 천연요새의 산성에서 나라를 지킨 것이다.

 

이어서 가까이 있는 광개토대왕비를 만났다.

장대한 비석은 유리로 둘러싸인 비각 안에서 조용히 일행을 맞았다.

보호차원이라지만 어쩐지 온실안의 화초같이 보여 어울리지 않는다.

1600여년의 장구한 세월동안 모진풍파를 이겨내며

만주벌판을 호령해온 그대 아닌가!

중국이 제아무리 역사를 뜯어고치며 갖다 붙인다 해도

그대는 이곳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을 증거할 것이다...

 

점심을 먹고 일행은 환인으로 향했다.

환인으로 가는 길은 가도 가도 끝없는 산길의 연속이었다.

산등성이를 돌고 또 돌고..

아! 유리왕은 더 나은 터를 찾아 이 길을 넘어 천도의 길을 떠났으리라.

그나마 눈을 즐겁게 한 것은 간간히 보이는 하얀 아카시아 숲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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