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그제부터 사과를 따고 있지요.

그 틈틈히 콩을 거둬들인다고 어머니가 바쁘셨습니다.

콩 농사는 어머니 몫이지요.

텃밭에 심어먹는 푸성귀들은 집사람이 신경을 쓰는데

아직 콩은 아닌가 봅니다.

물론 심을때, 풀멜때는 거들기도 합니다만..

어제까지 콩을 다 거둬들였는데 메주콩이 한가마 반이나 되었습니다.

이렇게 많이 하기는 생전에 처음이라며 장에 내다 팔아야 될까부다 하셨지요.

"팔기는요, 메주도 쑤고 청국장도 만들고 그래야지요."

생각해보니 아마 성당에 같이 다니시는 이웃 할머니가 콩이며 깨를 지어

돈 산다는 말에 당신도 마음이 갔나 봅니다.

집사람이, 어머니가 농사지은거 다 사주겠다 하니 

내년에는 더 애쓰시지나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올 사과농사는 작년만 못한거 같습니다.

한창 생육기에 심한 고온탓인지 크기도 작고 잎도 많이 떨어지고

탄저, 부패병도 많아 양이 많이 적어진거 같습니다.

그렇찮아도 오래 못드려서 아쉬웠는데..

주문하시는대로 오는 월요일부터 보내드리겠습니다.

참 그리고 사과 배를 한 박스에 반씩 담아서도 내 놓았습니다.

배가 예전에는 제삿상에나 오를만큼 귀하고 비쌌지요.

그래서 인식이 그런지는 몰라도 값이 많이 헐한 지금도 명절때나

찾으시고 평소에는 잘 드시지 않는거 같습니다.

그러나 잘 익은 배의 시원하고 아삭한 맛은 다른과일에서는  

맛 볼 수 없는 거지요.